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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이젠 커플도 온라인이 대세

by @푸근 2021. 1. 28.

집안에만 머무르고 있는 요즘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이벤트입니다. 사람들 사이에 마주침이 적어지면 적어질수록 새로운 인간 관계 역시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인간 관계 중에서도 가장 긴밀한 관계 중 하나인 연인 관계 역시 만들어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일단 누굴 만나야 뭐든 시작되든 말든 할텐데 말입니다.

 

예전에는 미팅이나 소개팅처럼 친구나 지인이 연결해주는 기회를 통해 커플이 성사되곤 했습니다만 요즘엔 이런 것도 과거의 것으로 치부되나 봅니다. 최근에는 온라인이 대세입니다. 오프라인의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이젠 커플도 온라인에서 만나고 있습니다. 적어도 미국은 그렇다고 합니다.

 

 

 

PNAS라는 저명한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에 실린 그래프입니다. 해당 논문은 원문이 모두 공개되어 있으니 위 링크에서 "pdf"를 열어 보면 됩니다.

 

이 그래프는 1940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에서 이성애 커플이 어떤 방식으로 처음 만났는가를 조사하여 그 비율을 정리한 자료입니다. 오늘의 핵심 주제는 온라인입니다. 1990년부터 급격히 증가한 빨간색 그래프를 보면 됩니다. 온라인에서 서로를 만났다는 커플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에도 기울기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2020년을 보면 대략 40%를 육박하고 있습니다. 미국 이성애 커플 10쌍 중 대략 4쌍은 온라인에서 만났다는 의미입니다.

 

온라인이외에 증가하고 있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술집이나 식당에서 만난 커플입니다. 그냥 우연히 마주쳐서 눈이 맞은 경우입니다. 이런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외 나머지는 모두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00년을 기준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게 파란색 선입니다. 이건 친구를 통해 만난 커플입니다. 우리나라 식으로 하면 소개팅이 되겠습니다. 직장 동료로 만난 커플도 줄어듭니다. 이웃이었거나 교회에서 만난 커플도 2000년 이후에는 줄어듭니다.

 

줄어드는 것 중에서도 가족의 소개로 만났거나 초중등 학교에서 만난 커플은 최근이 아니라 1940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온라인에서 커플이 만나는 경우가 보편화되고 있다는 것이고 친구나 가족이 연결해주거나 학교, 직장 및 교회 등의 공적 공간에서 만나는 경우 모두 줄어들고 있습니다. 즉 요즘 커플들은 자신들이 직접 서로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입니다.

 

온라인에서 만난다고 할 때 여기서 말하는 온라인은 대체로 데이팅 앱입니다. 사실 저는 이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많이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과거 우리나라에서 등장했던 이런 류의 서비스들은 하나같이 성매매 도구로 전락하곤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건전한 온라인 데이팅 앱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 하는 회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디서든 기술을 나쁜 쪽으로 악용하는 걸 완벽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미국은 이런 류의 앱을 건전하게 활용되는 정도가 비교적 높은가 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혼자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삶을 살아가야만 합니다. 그러나 갈수록 물리적인 마주침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온라인이 삶에 중심이 되었다면 커플관계도 온라인이 중심이 되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미국의 저러한 흐름은 우리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면 잘 되길 바라고 또 잘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외에 다른 선택은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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