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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브렉시트와 런던의 위상 추락

by @푸근 2021. 2. 12.

2020년 12월 31일, 드디어 영국이 유럽연합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었습니다. 수년 간 지속된 브렉시트가 완성되었습니다. 브렉시트가 국민투표로 결정된 이상 그것의 정당성을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제3자의 시각에서 이 결정이 거대한 자해라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저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한명입니다. 브렉시트가 영국에서 더 큰 해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영국은 분리 이후의 상황에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랜 준비를 거쳐도 이익이 될지 안될지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인데 준비조차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강행한 브렉시트가 가져올 결과가 좋을리가 없습니다.

 

브렉시트가 이루어지고 이제 한달이 약간 더 지났습니다. 벌써부터 이에 대한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 첫번째는 바로 금융시장입니다. 금융 허브로서 런던의 위상은 이렇게 변했습니다.

 

 

 

위 그림은 금융거래의 여러 중심 도시에서 하루동안 이루어지는 거래량의 평균금액을 나타낸 것입니다. 진한 파란색 막대는 2020년 12월 평균 하루 거래량, 연한 하늘색 막대는 2021년 1월의 평균 하루 거래량입니다. 즉, 브렉시트 직전과 직후의 변화를 비교하는 그래프입니다.

 

단번에 브렉시트의 효과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2020년 12월만 보면 런던이 얼마나 대단한 금융 허브 도시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2위인 프랑크푸르트와는 거의 3배에 달하는 격차를 보입니다. 유럽 금융 허브로서 런던의 위상은 정말로 대단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랬던 런던이 단 한달만에 거래량이 폭락했습니다. 그리고 런던이 잃어버린 지분의 상당 부분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가져갔습니다. 그 결과, 작은 차이이긴 하지만 런던은 2위로 내려왔습니다. 이제 암스테르담이 유럽의 금융 허브 도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단 한달만에 이루어진 것이기에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런던은 2위를 유지하는 것조차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금융은 다른 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지리적 이동이 용이하긴 합니다만 집중의 효과가 크기때문에 웬만하면 잘 이동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외부의 거대한 충격이 발생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유럽의 다양한 도시로 분산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허브 도시로 이동하려는 힘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유력한 후보로 암스테르담이 부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향이 지속된다면 나중에는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기업들도 영국을 떠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영국은 이탈을 막기 위한 새로운 정책들이 필요합니다만 현재 심각한 코로나 위기로 이런 문제를 챙길 겨를이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큰 비극없이 영국과 유럽이 상생할 수 있는 그런 조건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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