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계

두 개의 이탈리아

by @푸근 2015. 5. 21.

이탈리아라는 나라는 독특한 점이 여럿 있습니다. 르네상스가 시작된 문화대국이고, 지금도 패션과 문화로 유명한 곳입니다. 한때는 누구나 인정하는 선진국이었지만 지금은 좀 애매합니다. 분명 상위권 국가이기는 하지만 독일, 프랑스, 영국과 같은 나라와는 비교하면 뒤쳐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는 스페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비교되기도 합니다.

 

사실, 이탈리아가 퇴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가장 이유는 지역적인 격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좀 과장하면 이건 하나의 나라가 아니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출처 : http://www.economist.com/blogs/graphicdetail/2015/05/daily-chart-5

 

 

위 지도는 이탈리아를 남부와 북부로 나눈 지도입니다. 북부 이탈리아와 남부 이탈리아는 이전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북부는 공업이 발달했고, 남부는 농업이 오랫동안 주축이었습니다. 사실 중요한 산업단지는 다 북부에 몰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격차가 점점 더 벌어져 이제는 심각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위 그림은 유럽의 29개 나라를 4가지 지표로 순위를 매겨놓은 것입니다. 원래 그림은 마우스를 올려두면 해당 나라와 그 나라의 수치가 표시되는 인터렉티브 자료입니다. 그런 내용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궁금하시면 원 웹사이트를 방문하시면 됩니다.

 

왼쪽부터 첫번째 그림은 1인당 GDP입니다. 이탈리아 전체 평균은 유럽에서 딱 중간쯤 됩니다. 하지만 북부와 남부의 격차가 제법 크게 납니다. 남부 이탈리아는 유럽 하위권에 해당합니다. 두번째 그림은 좀 심각합니다. 실업률을 나타낸 그래프인데, 남부 이탈리아의 실업률은 유럽 전체에서 최하위권에 해당합니다. 다들 주지하다시피, 유럽의 실업률은 일반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거기에서도 하위권입니다. 북부지역과의 격차는 크게 벌어져 있습니다.

 

세번째는 교육수준입니다. 학생들의 수학시험 성적을 나타낸 것입니다. 이것도 엄청난 격차를 보입니다. 북부 이탈리아는 유럽 상위권에 들어가지만, 남부 이탈리아는 완전 하위권입니다. 마지막은 인터넷 보급률입니다. 이탈리아의 인터넷 보급률은 유럽에서 하위권에 속합니다만, 역시 남부 이탈리아는 완전 하위권입니다.

 

지금도 남부와 북부의 차이가 이렇게 크게 벌어져 있는데, 학생들의 교육수준과 인터넷 보급률까지 격차가 크다면 앞으로 전체적인 격차를 더욱 커질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 나라가 지역에 따라 큰 격차를 보이면 국가의 통합이 어려워 집니다. 갈등은 더 심해지고 그것의 조정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극단적인 경우 한 국가로 유지되는 것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상황은 남북으로 분단된 우리나라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멀지 않은 시간에 우리나라가 통일된다면 지금의 남부, 북부 이탈리이의 격차보다 훨씬 더 큰 격차가 존재하는 나라가 됩니다. 이런 극단적인 조건에서 하나의 국가를 유지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이탈리아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우리에게 나름 중요한 교훈이 될 수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