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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의외로 중요한 카메라 기능, USB 충전

by @푸근 2017. 1. 20.

지금 쓰고 있는 소니 A7S를 구입한 것은 전에 쓰던 올림푸스 E-PL3가 오래되어 문제가 발생했고, 배터리도 수명이 거의 다해 교체해야 하는데 그럴 바에 새 카메라를 사자는 생각으로 사게 되었습니다. 그걸로 결정할 때는 오직 노이즈 적은 제품을 찾았을 뿐이었죠.

 

살 때는 생각도 못했는데 A7S는 USB 케이블을 연결해서 충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처럼 말입니다. 이게 대단한 기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카메라에서는 안되던 기능이었습니다. USB 단자가 카메라 달린 건 무척 오래전 일이지만 그걸로 충전하는 건 지원하지 않거나 혹은 전용 악세서리가 필요한 식이었죠.

 

그런데 이 기능을 몇 번 쓰고 나니 이게 정말 중요한 기능임을 알았습니다. A7S는 처음부터 배터리를 두 개 줬는데 USB 충전 기능 덕에 거의 하나만 쓰게 됩니다. 요즘 다들 충전용 배터리를 하나씩 갖고 다니다보니 그걸 그대로 카메라에 쓰면 그만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말입니다.

 

 

여행가서도 마찬가지더군요. 중간에 충전 배터리에 연결해두었다가 나중에 쓰면 되니 배터리 여러 개씩 갖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쯤되니 그동안 이 기능을 안 넣어둔 회사들에게 괜히 짜증도 나더군요. 구현하기 어려운 기술은 절대 아니었을텐데 말이죠.

 

앞서 전에 쓰던 올림푸스의 E-PL3에 문제가 생겼다고 언급했는데 이것도 충전과 관련이 있긴 합니다. 무슨 문제냐면 배터리를 분리했다가 다시 끼우면 날짜가 리셋되는 현상입니다. 배터리를 넣을 때마다 날짜를 새로 입력해야 했습니다. 컴퓨터 메인보드에서 수은 배터리 나간 상태와 똑같은 겁니다. 이것도 내장 배터리를 교체해주면 됩니다.

 

그래서 올림푸스 서비스센터에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은 배터리가 보드에서 분리되지 않기 떄문에 보드를 통째로 교체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교체비용은 매우 높았었습니다. 지금 저 제품을 중고로 판다면 단돈 몇 만원이나 받을 수 있을지도 의심스러운 수준인데 10만원 대 중반의 수리비용을 당연히 낼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바로 포기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만약 저 E-PL3에 USB 충전기능이 있었다면 그럭저럭 쓸만했을지도 모릅니다. 배터리만 분리시키지 않으면 괜찮거든요. 배터리가 떨어질 때쯤 선 연결해서 충전해주고 하면 굳이 날짜가 리셋되는 문제는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을 겁니다.

 

소니 A7S는 풀프레임 카메라이지만 저는 마이크로포서드로 좋아합니다. 그래서 마이크로포서드 바디도 계속 유지하고 싶습니다. 역시나 작은 것으로 말이죠. 마이크로포서드 바디 중 크기가 가장 작은 것은 파나소닉의 GF시리즈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나오는 GF9(모델명은 다르게 나온다고 하더군요)가 바로 USB 충전을 지원합니다. 그럼 이제 선택은 간단해졌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생각해보면 당연해 보이는 이 기능이 지금까지 일부분의 제품만 지원되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신기할 뿐입니다. 그럼 지금 현재 USB 충전 기능을 지원하는 카메라는 대략 얼마나 되는지 갑작스러운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검색조건을 제공해주는 다나와에 가서 USB 충전기능으로 검색해봤습니다. 다나와의 디지털 카메라 섹션으로 가서, 옵션 전체보기를 눌러서 거기서 제공하는 부가기능 중 USB 충전을 체크했습니다. 그럼 그 조건에 해당하는 카메라 개수를 가격비교 항목에서 알려줍니다.

 

 

위 그림처럼 말입니다. 2017년 1월 19일 기준으로 다나와 디지털 카메라 섹션에 나오는 카메라는 모두 1405종입니다. USB 충전 기능을 체크했더니 나오는 개수는 66종입니다. 그러니 현재 출시된 디지털 카메라 중 약 4.7%의 카메라만이 USB 충전 기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기능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것은 아닐텐데 말입니다.

 

카메라가 wifi가 지원하게 되니 메모리카드를 꺼낼 필요가 없어졌듯이, USB 충전이 지원되면 이젠 배터리를 분리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이 두 가지 기능은 이제 기본 중에 기본적인 기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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