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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카툭튀' 없는 플래그십 폰이 나왔으면...

by @푸근 2023. 1. 14.

갤럭시 노트 10을 제법 오랫동안 쓰고 있습니다. 여전히 멀쩡해서 빨리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쏟아지는 신제품들을 보면 또 생각이 바뀌기도 합니다. 소유욕을 자극하는 물건들이 너무 많아 문제입니다.

 

그런데 최근 나오고 있는 제품들을 보면 다들 엄청난 성능을 자랑하고는 있지만 매우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심하게 튀어나온 후면 카메라입니다.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생각만 듭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그대로입니다.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후면 카메라가 너무 튀어나와 보기에도 흉할 뿐만 아니라 커버를 씌우는 데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최근의 스마트폰들은 다들 카메라를 갖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최상급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은 죄다 카메라가 저 모양입니다. 신제품에 마음이 끌리다가도 저 모습만 보면 들뜬 마음이 바로 식어 버립니다.

 

저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거의 찍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하는 일이라곤 QR코드 인식, 주차장 위치 찍어두기 등 "사진을 찍는다"라기보다는 뭔가 기록한다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 그러니 갤러리에 보관되어 있는 사진은 몇 장 되지도 않습니다. 저같은 사람에게 저런 엄청난 카메라는 기술적 낭비입니다. 게다가 디자인까지도 망가뜨립니다. 전면 카메라와 똑같은 걸 후면에도 하나 더 넣어주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잘 찾아보면 실제로 이런 상품이 있긴 합니다. 다만 그런 제품들은 스마트폰으로서 기본적인 성능이 처참할 뿐만 아니라 디자인이나 재질이 너무 저렴해 보인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플래그십의 성능과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한 채 카메라만 성능을 낮춰서 튀어나오지 않도록만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여러 개의 렌즈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럼 스마트폰으로서 기본적인 성능도 뛰어나고 디자인도 더 이쁜 그런 폰이 될 겁니다. 제가 원하는 것이 이런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건 출시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다들 뛰어난 카메라 성능을 원하니까요. 그리고 카메라 성능은 마케팅 포인트로 삼기에도 딱 좋습니다. 그러니 기업들이 이런 걸 마다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카메라 성능이 낮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는 도무지 실현 가능성 없는 이런 망상에 가까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튀어나와 있는 카메라로 망가진 디자인이 너무 싫어서가 한 가지이고 또 다른 이유로는 제가 아직까지도 스마트폰이 아닌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찍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찍는 것은 아직도 사진찍는 것같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냥 옛날 사람이구나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사진기로 찍은 사진과 스마트폰 사진을 구별할 수 있을까 하면 아마 잘 못할 겁니다. 날씨 좋은 밝은 야외에서 찍은 사진이라면 절대로 구별이 안될 겁니다.

 

그럼 다들 스마트폰으로 통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와중에 왜 별도의 사진기를 고집하는가? 그건 제가 주로 사용하는 촬영 장비인 소니 A7Rm3, 리코 GR III 등으로 찍은 사진이 스마트폰의 결과물보다 월등히 더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이걸로 하나 저걸로 하나 비슷하다고 느껴진다면 저 역시도 하나의 기기로 통합하는 것을 선호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저에게 뭔가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는" 일에 있어서는 기존의 촬영 장비가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제가 아직 솜씨가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스마트폰으로도 엄청난 사진을 찍고, 심지어 박찬욱 감독은 스마트폰으로 영화도 만듭니다.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는 말이 정확합니다. 하지만 저는 장인 수준에는 크게 미달하는 사람이라 좋은 장비로 부족한 실력을 메워야 합니다. 스마트폰으로는 전문적인 촬영 장비가 만들어주는 결과물에 견줄 만한 사진을 이끌어낼 능력이 없기에 저에게는 아직도 저런 전문적인 장비가 필요합니다.

 

전통적인 카메라 시장이 크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신모델은 커녕 디지털 카메라 생산 기업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수준입니다. 다들 스마트폰으로 사진찍지 저같이 예전 카메라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크게 줄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제가 이야기한 이런 스마트폰은 안 나올 겁니다. 비전문가인 제가 봐도 시장성이 없어 보이는데 기업들은 더 냉철한 판단을 내리겠지요. 아무튼, 뭐 그렇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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